제주도 섬투어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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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섬투어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성산항에서 바다가 잔잔해 보이는데도 배가 늦어지는 날을 몇 번 겪었다. 제주도 섬투어는 지도에서 가까운 섬을 고르는 일보다, 돌아오는 배를 먼저 잡는 일이 중요하다. 우도·가파도·비양도는 분위기가 꽤 다르고 출발하는 항구도 흩어져 있다. 처음부터 세 섬을 하루나 이틀에 몰아넣으면 섬보다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배표를 잡을 때는 돌아오는 편부터 본다

우도는 제주 동쪽 성산항이나 종달항에서 들어간다. 제주관광공사 안내 기준으로 항로에 따라 배를 타는 시간은 약 10~15분이다. 가파도는 남서쪽 운진항에서 약 10분, 비양도는 서쪽 한림항에서 약 15분 걸린다. 모두 짧은 항로지만, 배를 놓치면 다음 편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히 비양도처럼 운항 횟수가 적은 곳은 섬에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내가 표를 볼 때의 순서는 이렇다. 먼저 섬에서 나오는 편을 정하고, 걷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거꾸로 빼서 들어가는 편을 고른다. 항구에는 출항 직전에 도착하지 않는다. 승선 절차에 쓸 신분증을 챙기고, 예약한 선사의 매표 마감 시각도 확인한다. 시간표와 요금은 계절, 요일, 선박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행 며칠 전과 당일 아침에 다시 봐야 한다.

맑은 하늘만 믿어서도 안 된다. 바람과 파도 때문에 결항하거나 출항이 늦춰질 수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운항예보는 미리 흐름을 보는 데 쓰고, 최종 운항 여부는 당일 선사 안내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물때가 신경 쓰이는 해안 걷기나 갯바위 구간은 조석도 따로 살핀다. 정기선 탑승 가능 여부를 물때 하나로 판단할 수는 없다.

첫날 우도는 반나절보다 하루가 낫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성산항에서 우도로 들어가는 동선이 편하다. 다만 우도행 배가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가운데 어디에 닿는지는 그날 승선편을 확인해야 한다. 내린 항구를 기억해 두고 돌아올 항구도 표에 맞춰 확인한다. 제주 본섬에서 빌린 일반 렌터카는 우도 반입이 제한되므로 차를 가져갈 생각이라면 예외 대상과 증빙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걷는 게 목적이면 제주올레 1-1코스를 기준으로 하루를 비운다. 제주관광공사는 약 11.5㎞, 도보 4~5시간으로 안내한다. 항구에서 출발해 마을길과 우도봉 쪽을 지나 다시 항구로 돌아오는 흐름이다. 우도봉 오르막과 바람을 생각하면 점심시간까지 포함해 넉넉히 잡는 게 맞다. 전 구간을 걸을 생각이 없다면 섬 안 순환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우도봉과 해변 한두 곳만 고르는 편이 덜 바쁘다. 자전거를 탈 때도 보행자와 차량이 섞이는 길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여름 주말의 우도는 인기 해변과 식당 주변이 붐빈다. 조용히 걷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른 배로 들어가 마을길에 시간을 더 쓰는 쪽이 좋았다. 반대로 짧은 시간에 해변 몇 곳을 보고 싶은 가족이라면 이동 수단을 먼저 정해야 한다. 도보만으로 주요 지점을 모두 돌겠다고 하면 돌아오는 배가 마음에 걸릴 수 있다.

둘째 날 가파도는 걷는 속도에 맞춘다

우도에서 가파도로 바로 가는 배는 없다. 성산에서 제주 본섬을 가로질러 운진항으로 이동해야 하니, 두 섬은 날짜를 나누는 게 낫다. 전날 성산 쪽에서 잤다면 아침 이동 시간을 충분히 잡는다. 서쪽 숙소로 옮겨 자는 일정이라면 운진항에 닿는 시각을 기준으로 배를 예약하면 된다.

가파도에 내리면 상동포구에서 제주올레 10-1코스를 따라 걷는다. 약 4.2㎞라 평지 걷기에 익숙한 사람은 2시간 안팎으로 돌 수 있다. 그러나 섬이 낮고 탁 트여 있어 바람을 피할 곳은 많지 않다. 모자보다 턱끈 있는 모자가 낫고, 햇볕이 강한 날에는 물도 미리 챙긴다. 선착장 부근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보리밭과 마을길 사이를 천천히 보려면 나는 걷는 쪽을 고른다.

4월 청보리철에는 배표부터 붐빈다. 5월에는 보리가 누렇게 바뀌고, 다른 계절에는 사진에서 보던 초록 들판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도 평탄한 길에서 바다와 마을을 함께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계절을 크게 타지 않는 섬이다. 청보리 사진 한 장만이 목적이라면 비수기 가파도는 굳이 배 시간을 맞춰 들어갈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성수기에는 들어가는 표와 나오는 표를 함께 예약하고, 식사까지 할 생각이면 섬 체류 시간을 더 잡는다.

셋째 날 비양도는 배 간격까지 여행에 넣는다

한림항에서 비양도로 건너가면 우도나 가파도보다 작은 섬을 만난다. 제주관광공사는 배로 약 15분, 둘러보는 데 2~3시간 정도로 안내한다. 선착장에서 마을을 지나 해안길을 걷고, 체력이 남으면 비양봉에 오른 뒤 내려오는 순서가 무난하다. 섬 안에서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비양봉 오르막을 빼면 해안길만 느긋하게 돌아도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항해 시간보다 배 간격이다. 왕복편을 정하지 않고 들어가면 걷기를 끝낸 뒤 항구에서 오래 기다릴 수 있다. 반대로 다음 배를 너무 촉박하게 잡으면 비양봉에서 시계만 보게 된다. 비양도는 한림과 협재 쪽에 숙소를 잡고 오전에 다녀오기 좋다. 우도 안에도 같은 이름의 비양도가 있으니 승선할 때는 반드시 ‘한림항 출발 비양도’인지 확인한다.

숙소와 마지막 배 사이에 여유를 둔다

세 섬을 모두 가려면 우도 하루, 가파도 하루, 비양도 반나절로 잡는 3일 동선이 편하다. 성산 쪽에서 1박, 대정이나 한림 쪽에서 1박 하면 항구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숙소 예약은 배편을 확인한 뒤에 한다. 섬에서 자는 일정도 가능하지만, 결항하면 다음 날 비행기나 숙소 이동까지 흔들릴 수 있다. 짧은 제주 여행이라면 본섬 숙박이 마음 편하다.

마라도가 더 끌린다면 가파도와 같은 날 억지로 묶기보다 가파도 대신 넣는 편을 권한다. 마라도는 운진항 또는 송악산항에서 출발하는 편을 확인해야 하고, 운진항 기준 항해 시간은 약 30분이다. 최남단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맞지만, 평평한 마을길을 오래 걷고 싶다면 가파도가 더 잘 맞는다. 바람이 거센 날에는 어느 섬이든 마지막 배와 제주 본섬 복귀 시간을 가깝게 붙이지 않는다. 배에서 내려 숙소로 돌아올 여유까지 있어야 섬에서도 발걸음이 느려진다.

제주도 섬투어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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