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노세키 배편 타려면 수속 시간부터 잡는 방법

부산항에서 밤배를 기다리다 보면 출항 시각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가 있다. 승선 수속 마감 시각이다. 시모노세키 배편은 부산에서 밤에 떠나 이튿날 아침 일본에 닿지만, 저녁에 터미널로 가면 이미 수속이 끝나 있을 수 있다. 배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를 짜야 여행이 편하다.
부산 출발은 오후 5시 30분까지 수속한다
부관훼리와 관부훼리가 안내하는 부산 출발편은 오후 9시 출항, 다음 날 오전 7시 45분 시모노세키 도착이다. 여객 수속 시간은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다. 오후 9시라는 숫자만 보고 퇴근 후 느긋하게 부산항으로 향하면 배를 놓칠 수 있다. 나는 부산역에 도착하는 기차부터 오후 시간대에 여유를 두고 잡는 편이다.
출발지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부산역과 가깝지만, 기차에서 내린 뒤 터미널로 이동하고 승선권을 받은 다음 출국 심사까지 거쳐야 한다. 짐이 많거나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수속 마감 직전에 도착하는 일정은 피하는 게 낫다. 예약 확인 자료와 여권은 가방 깊숙이 넣지 말고 바로 꺼낼 수 있게 둔다.
돌아오는 배는 시모노세키에서 오후 7시 45분에 떠나 다음 날 오전 8시 부산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안내된다. 시모노세키 출발편의 여객 수속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양쪽 모두 출항과 수속 마감 사이에 시간이 꽤 벌어져 있다. 출항·도착 시각과 수속 시간은 날씨나 운항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여행 날짜가 정해지면 선사의 해당 날짜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표값은 객실 운임과 현장 비용을 따로 본다
가장 저렴한 객실인 2등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다인실이다. 관부훼리가 공개한 기본 운임은 성인 편도 1만 2천 엔이지만, 이는 객실 운임이다. 부산 출발 때는 시설이용료와 유류할증료가, 시모노세키 출발 때는 시설이용료·유류할증료·국제관광여객세가 별도로 붙는다. 예약 화면의 금액만 보고 왕복 예산을 계산하면 현장에서 지갑을 다시 열게 된다.
관부훼리 안내에 표시된 부대비용은 성인 기준 부산 출발 시설이용료 7천 원과 유류할증료 1만 9천 원, 시모노세키 출발 시설이용료 620엔과 유류할증료 1천 900엔, 국제관광여객세 3천 엔이다. 특히 일본 출발편의 이 비용은 선사 안내상 현금으로 낸다. 금액은 바뀔 수 있으므로 예약할 때 총액과 결제 방법을 확인하고, 귀국일에는 엔화를 남겨두는 편이 안전하다.
2등실에서 자는 비용을 숙박비와 비교하면 판단이 쉬워진다. 밤에 이동해 아침부터 돌아볼 수 있어 현지 숙박 하루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낯선 사람과 공간을 나눠 쓰면 잠을 설칠 수 있다. 조용히 쉬는 게 우선이라면 1등실 이상을 보되, 정원보다 적은 인원이 객실을 쓰면 추가 요금이 생기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하선 후에는 시모노세키역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아침에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에 내리면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육교를 따라 시모노세키역 쪽으로 걸어간다. 터미널에서 역까지는 약 7분이다. 그래서 첫날 동선은 역 주변에 짐을 맡기고 가라토 방면으로 가는 순서가 무난하다. 항구에서 바로 멀리 이동할 계획이라면 입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가라토 시장은 시모노세키역에서 버스로 약 7분 거리다. 해협을 따라 걷고 시장에서 식사한 뒤 아카마 신궁 쪽으로 움직이면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탈 일이 적다. 다만 시장의 즉석 음식 행사는 요일과 시간에 따라 운영이 다르다. 시장 음식만 보고 일정 전체를 맞추기보다 방문일의 영업 정보를 먼저 보는 게 낫다. 시간이 하루뿐이라면 먼 관광지를 욕심내는 것보다 항구와 가라토 일대에 집중하는 편이 덜 지친다.
귀국하는 날에는 오후 6시 수속 마감이 일정의 끝선이다. 시모노세키역과 터미널이 가깝다고 해도 저녁 식사를 먼 곳에서 하고 돌아오는 동선은 피한다. 나는 배 타는 날 오후에 이동 거리가 긴 장소를 넣지 않는다. 육로 교통이 늦어지면 선사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밤배가 맞는 사람과 불편한 사람
시모노세키 배편은 비행기처럼 빠르게 도착하는 수단은 아니다. 대신 부산에서 저녁에 승선해 자고, 아침에 시모노세키 시내로 들어가는 흐름이 단순하다. 짐이 있고 이동 자체를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 시모노세키와 주변 지역을 천천히 볼 사람에게 잘 맞는다. 반대로 짧은 휴가에 이동 시간을 분 단위로 아껴야 하거나, 다인실에서 잠을 못 자는 사람이라면 객실 선택부터 다시 계산해야 한다.
바다를 건너는 일정에는 날씨 변수도 있다. 특히 귀국 다음 날 아침부터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결항이나 지연에 대응할 여유가 없다. 숙소와 육로 이동편의 취소 조건을 함께 보고, 배를 타기 전날과 당일 선사 운항 공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내게 이 항로의 장점은 시모노세키에 빨리 간다는 데 있지 않다. 밤새 바다를 건너 아침부터 도시를 걸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