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코스 추천, 배편부터 잡고 2박 3일 짜는 방법

얼마 전 울릉도 일정을 묻는 분이 있었는데, 첫 질문이 “어디가 제일 예쁘냐”였습니다. 저는 늘 반대로 답합니다. 울릉도는 예쁜 곳보다 먼저 배 시간을 봐야 합니다. 배가 도동으로 들어가는지, 저동인지, 사동인지에 따라 첫날 동선이 달라지고 숙소 위치도 달라집니다.
울릉도 여행 코스 추천을 할 때 저는 2박 3일을 기본으로 잡습니다. 1박 2일은 배 타는 시간이 아깝고, 3박 4일은 성인봉 산행이나 독도까지 넣을 사람에게 맞습니다. 처음 가는 분이라면 욕심내서 섬 전체를 찍고 도는 것보다 도동·저동을 중심으로 적응하고, 하루는 북면으로 빼는 편이 훨씬 덜 피곤합니다.
배편부터 고르는 방법
2026년 9월 기준으로 울릉도는 포항, 묵호, 강릉 쪽 배편을 먼저 확인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포항에서는 대저페리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가 도동항으로 들어가고, 울릉크루즈는 포항 영일만항에서 밤에 떠나 사동항으로 들어가는 대형 카페리입니다. 묵호에서는 씨스포빌 계열 배가 도동항을 오갑니다. 다만 월별 운항일과 출항 시각은 자주 바뀌니, 출발 전날이 아니라 예약 전부터 선사 공식 운항표를 봐야 합니다.
빠르게 들어가고 싶으면 쾌속선이 편합니다. 포항에서 도동까지 약 2시간 50분, 묵호에서 도동까지 약 2시간 40분 안팎으로 잡으면 됩니다. 대신 파도 영향을 꽤 받습니다. 반대로 울릉크루즈 같은 대형선은 시간이 6시간대라 길지만, 밤에 자고 들어가 아침부터 움직일 수 있고 차량 선적도 가능합니다. 저는 초행자에게 “시간이 짧은 배”보다 “다음 일정이 덜 흔들리는 배”를 먼저 보라고 말합니다.
- 도동항 도착: 숙소, 식당, 해안산책로 접근이 좋아 첫 방문자에게 무난합니다.
- 저동항 도착: 촛대바위, 봉래폭포, 내수전 쪽으로 움직이기 편합니다.
- 사동항 도착: 크루즈와 차량 여행자에게 맞지만, 도동·저동 이동 시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성수기에는 배표보다 숙소가 먼저 막히는 날도 있습니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 중순, 추석 전후, 단체 관광이 몰리는 봄·가을 주말은 방이 있어도 항구와 멀거나 가격이 확 올라갑니다. 울릉도는 결항이 생기면 하루 더 자야 할 수 있으니, 마지막 날 육지에서 중요한 일정은 비워두는 게 좋습니다.
초보자는 도동 숙박이 편합니다
첫 울릉도라면 저는 도동이나 저동 숙소를 권합니다. 조용한 숙소만 보고 북면이나 태하 쪽을 잡으면 풍경은 좋은데, 저녁 식사와 이동이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렌터카가 있으면 괜찮지만 버스와 택시를 섞어 다닐 사람은 항구 주변 숙소가 훨씬 편합니다.
도동은 오래된 숙소가 많아 시설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대신 식당, 터미널, 약수공원,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행남해안산책로가 가까워 첫날과 마지막 날 동선이 좋습니다. 저동은 항구 분위기가 더 생활형이고, 저녁에 오징어잡이 배 불빛이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사동은 숙소가 넓고 조용한 편이지만, 버스 시간과 택시 호출이 변수입니다.
2박 3일 코스는 이렇게 잡습니다
1일차: 입도 후 도동·저동 적응
오전 배로 들어왔다면 첫날은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멀미를 안 해도 배에서 내리면 몸이 살짝 흔들립니다. 도동항에 닿았다면 짐을 맡기고 해안산책로 개방 구간을 먼저 걷습니다. 예전처럼 도동에서 저동까지 전 구간을 매번 이어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낙석, 파도, 시설 정비 때문에 일부 구간이 막히는 날이 있습니다.
도동 해안산책로는 짧게 걸어도 울릉도의 성격이 바로 보입니다. 검은 화산암, 좁은 절벽길, 바로 옆으로 붙는 깊은 바다. 사진보다 발밑이 먼저 긴장되는 길입니다. 바람이 세거나 파도가 높으면 괜히 밀고 들어가지 않는 게 낫습니다. 울릉도에서는 “여기까지 열려 있구나” 하고 돌아서는 판단이 여행을 살립니다.
저녁은 도동이나 저동에서 먹고, 다음 날 북면 이동 방법을 확인합니다. 렌터카를 빌렸다면 주차 가능한 숙소인지 꼭 봐야 하고, 버스를 탈 거라면 첫차와 막차를 숙소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울릉도 버스는 육지 도시처럼 촘촘하게 오지 않습니다.
2일차: 나리분지와 관음도, 체력 되면 성인봉
둘째 날은 울릉도 여행의 본론입니다. 체력이 보통이면 나리분지와 관음도를 묶습니다. 도동이나 저동에서 천부 쪽으로 넘어가고, 나리분지에서 점심을 먹은 뒤 관음도와 섬목 일대를 보는 흐름입니다. 울릉도 안쪽의 둥근 분지와 북쪽 바다의 절벽을 같은 날 보는 코스라 만족도가 높습니다.
성인봉을 넣을 사람은 하루를 거의 산에 줘야 합니다. 한국관광공사와 현지 안내에서 많이 언급되는 KBS중계소·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코스는 대략 8km 남짓, 4~5시간 정도로 잡습니다. 숫자로 보면 만만해 보이지만 울릉도 산길은 습하고 계단이 많습니다. 무릎이 약한 사람, 전날 배 멀미를 한 사람, 오후 배로 나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 가벼운 코스: 도동·저동 숙소 출발, 나리분지, 천부, 관음도, 저동 귀환
- 걷기 중심 코스: KBS중계소, 성인봉, 신령수, 나리분지, 천부 이동
- 사진보다 지형을 보는 코스: 내수전 일출전망대, 석포 방향 일부 걷기, 관음도
관음도는 날씨가 좋을 때 만족도가 큽니다. 다리 위에서 보는 바다는 확실히 울릉도답습니다. 그런데 강풍이 있으면 통제될 수 있고, 계단도 꽤 됩니다. 부모님과 같이 간다면 “잠깐 들르는 곳”으로 잡지 말고 이동과 휴식 시간을 넉넉히 둬야 합니다.
3일차: 배 시간에 맞춘 짧은 코스
마지막 날은 배 시간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오후 2시대 도동 출항이라면 오전에 봉래폭포나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정도가 적당합니다. 봉래폭포는 저동에서 접근이 쉽고, 숲이 깊어 여름에도 숨이 트입니다. 다만 비 온 뒤에는 길이 미끄럽고, 겨울에는 체감온도가 확 내려갑니다.
독도전망대는 맑은 날이면 기대해볼 만하지만, 독도가 보이지 않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도동항과 해안선을 내려다보는 맛은 있습니다. 마지막 날에 차를 멀리 몰고 태하나 현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울릉도 도로는 거리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공사·버스·관광차량에 막히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독도는 넣어도 되고 빼도 됩니다
울릉도에 갔다고 독도를 꼭 넣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독도 배는 날씨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접안하지 못하고 선회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도를 넣으면 반나절이 사라집니다. 2박 3일 초행 일정에서 독도까지 넣으면 나리분지나 성인봉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첫 울릉도는 본섬에 집중합니다. 도동, 저동, 나리분지, 관음도, 봉래폭포 정도만 천천히 봐도 섬의 윤곽이 잡힙니다. 두 번째 방문 때 독도와 성인봉을 넣으면 몸도 덜 지치고, 날씨가 틀어져도 아쉬움이 덜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맞는 일정
울릉도는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지와 거리가 있습니다. 길은 좁고, 배는 흔들리고, 날씨는 자주 마음을 바꿉니다. 대신 그 불편함을 받아들이면 다른 섬에서 보기 어려운 입체감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바로 솟은 산, 분지 안의 마을, 절벽 아래 산책로가 하루 안에 이어집니다.
부모님과 간다면 도동 숙박에 차량이나 택시를 섞는 2박 3일이 좋습니다. 걷기를 좋아한다면 성인봉 하루를 따로 빼고 3박 4일로 잡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와 간다면 관음도 계단, 해안산책로 통제, 배 멀미를 감안해 짧은 코스를 여러 번 나누는 방식이 맞습니다.
울릉도 여행 코스 추천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도동 입도, 첫날 해안산책로, 둘째 날 나리분지와 관음도, 셋째 날 봉래폭포 후 출항을 잡겠습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실패가 적은 동선입니다. 울릉도는 많이 보는 사람보다 배 시간과 날씨에 맞춰 덜 무리하는 사람이 더 잘 보고 나오는 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