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 숙소 동선에 맞춰 고르는 방법

고군산군도에 갈 때마다 숙소보다 먼저 확인하는 게 있다. 돌아오는 길이다. 선유도와 장자도는 차로 들어갈 수 있지만, 관리도나 방축도에서 자려면 배가 떠야 한다. 같은 고군산군도 숙소라도 어디를 걸을지, 다음 날 몇 시에 나올지에 따라 좋은 위치가 달라진다.
먼저 차로 갈지 배를 탈지 나눈다
신시도에서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는 도로로 이어진다. 이 네 섬을 여행한다면 배 시간에 맞춰 숙소를 잡을 필요는 없다. 다만 주말과 여름 휴가철에는 섬 안 도로와 주차장이 붐빈다. 군산시 문화관광도 선유도와 장자도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고 안내한다. 숙소에 주차 자리가 있는지, 방 앞에 세울 수 있는지, 짐을 내린 뒤 다른 주차장으로 옮겨야 하는지까지 물어보는 편이 낫다.
대중교통이라면 군산 시내에서 99번 버스로 갈아타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방향으로 간다. 시간표와 환승 장소는 바뀔 수 있으니 출발 당일 군산시 버스 안내로 확인한다. 버스 여행에서 숙소 이름보다 중요한 건 정류장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다. 지도상 700m도 캐리어를 끌고 좁은 길을 걸으면 꽤 길다. 저녁 식사 후 돌아올 길에 가로등이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
해변과 식당을 걸어서 다닐 거면 선유도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선유도가 가장 고르기 쉽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산책하고 식사한 뒤 숙소로 돌아오는 동선이 단순하다. 아침에 바닷가를 한 번 더 걷고 떠나고 싶다면 해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을 잡으면 된다. 차가 있어도 저녁마다 주차 자리를 다시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게 의외로 크다.
그런데 ‘선유도 숙소’라는 이름만 보고 예약하면 생각보다 멀 수 있다. 같은 섬 안에서도 해수욕장 쪽인지, 옥돌해변 쪽인지에 따라 걷는 방향이 달라진다. 예약 화면의 바다 사진보다 실제 출입구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한다. 객실에서 바다가 보이는지와 바닷가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도 다른 얘기다. 아이와 함께 해수욕을 할 계획이라면 모래사장까지의 거리, 젖은 옷을 말릴 공간, 주차 동선을 먼저 묻는 게 실용적이다.
선유도는 편한 대신 한여름 주말에는 조용한 섬 숙박을 기대하기 어렵다. 낮에만 들르는 차량과 관광객이 많다. 밤의 적막함을 원한다면 중심 해변 바로 앞 객실이 꼭 좋은 선택은 아니다.
대장봉 일출과 장자도 출항을 묶으면 장자도
장자도는 다음 날 대장봉을 걷거나 관리도·방축도행 배를 탈 때 편하다. 대장봉은 장자도와 이어진 대장도에 있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산길을 다녀온 뒤 짐을 챙길 수 있으면 하루가 한결 느긋해진다. 군산시 문화관광의 하이킹 코스도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장자도 포구와 대장도 쪽으로 이어진다.
외곽 섬으로 가는 여객선은 장자도 선착장에서 탄다. 군산시 안내 기준으로 장자도에서 관리도는 약 10분, 방축도는 약 25분이지만, 이 숫자만 보고 아침 일정을 채우면 곤란하다. 발권 마감과 승선 준비 시간이 따로 있고 기상에 따라 운항이 달라진다. 배를 타는 날에는 선착장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숙소가 마음 편하다.
장자도 숙소를 볼 때는 객실 사진과 함께 주차 조건을 꼭 확인한다. 차로 섬까지 들어올 수 있어도 숙소 앞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여객선 승객이라면 숙소 주차장을 체크아웃 뒤에도 쓸 수 있는지, 안 된다면 어디로 옮겨야 하는지도 미리 물어야 한다.
조용히 쉬거나 차로 움직일 거면 무녀도와 신시도
해변 한가운데서 자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무녀도나 신시도가 맞을 수 있다. 두 섬에도 군산시 농어촌민박 현황에 올라온 숙소가 있다. 무녀도는 선유도 쪽으로 이어서 걷거나 차로 이동하기 좋고, 신시도는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들어와 짐을 풀기에 편하다. 밤에는 숙소 주변에 식당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식사를 해결할 곳이 멀다면 군산에서 먹고 들어오거나 간단한 먹거리를 챙기면 된다.
신시도에서 숙소를 잡고 선유도 해변과 장자도 대장봉을 모두 걷겠다면 차나 버스 이동이 끼어든다. 걸어서 여러 곳을 둘러보려는 여행에는 선유도나 장자도가 낫다. 반대로 사람 많은 해변을 잠깐 보고 숙소에서는 쉬고 싶다면 조금 떨어진 곳이 오히려 편하다. 숙박비만 비교하지 말고 저녁 이동 거리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관리도와 방축도에서 잘 때는 귀항일을 비워 둔다
관리도·방축도·명도·말도에도 민박이 있다. 이쪽은 숙소를 예약하는 순간 배편과 함께 여행을 짜야 한다. 여객선 운항 여부는 바람과 파도에 좌우되고, 물때에 따라 승하선 여건도 달라진다. 나는 이런 섬에서 자는 일정 뒤에 중요한 약속을 바로 넣지 않는다. 배가 멈추면 육지 숙소처럼 차를 몰고 나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예약 전에는 숙소에 식사 제공 여부, 매점 이용 가능 시간,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짐을 옮길 방법을 묻는다. 돌아오는 배도 먼저 확인한다. 군산시 문화관광의 여객선 안내와 한국해운조합의 여객선 예매 정보로 운항 계획을 보고, 출항 당일에는 선사에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여름 성수기에는 방과 배 좌석을 함께 확보해야 하고, 비수기에는 식당 운영 여부를 확인해야 허탕을 줄일 수 있다.
고군산군도에서 잠자리가 만족스러웠던 날은 객실이 가장 화려한 날이 아니었다. 걷고 싶은 길에서 가깝고, 저녁을 먹고 무리 없이 돌아왔으며, 다음 날 배나 버스에 쫓기지 않았던 날이다. 숙소는 그 하루의 동선 위에 놓고 고르는 게 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