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도 배편을 고를 때 돌아오는 배부터 보는 방법

섬에 들어갈 때 저는 늘 돌아오는 배부터 봅니다. 고대도도 그렇습니다. 대천항에서 배를 타는 일보다, 섬에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계산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오후 배는 고대도에 빨리 닿지만 그날 둘러볼 시간은 거의 없고, 아침 배는 두 섬을 거쳐 가는 대신 당일 여행이 가능합니다.
대천항에서 타는 배와 고대도에 닿는 순서
고대도 배편은 보령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합니다. 신한해운의 가자섬으로호가 삽시도·장고도·고대도를 잇는 순환 항로를 다닙니다. 같은 배라도 어느 섬을 먼저 들르느냐에 따라 고대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2026년 10월 운항표 기준 대천 출발은 08:00, 12:20, 15:00입니다. 아침과 낮 배는 삽시도와 장고도를 거쳐 고대도에 닿아 약 1시간 30분이 걸립니다. 15:00 배는 고대도를 먼저 들러 약 55분 만에 도착합니다. 직항이라는 말만 보고 오후 배를 골랐다면 숙박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15:55쯤 내린 뒤 같은 날 다시 나갈 만한 시간이 없습니다.
고대도에서 대천으로 나오는 배는 같은 운항표에 09:35, 13:55, 16:00으로 잡혀 있습니다. 앞의 두 편은 대천으로 바로 가고, 마지막 편은 장고도와 삽시도를 거쳐 갑니다. 예약할 때는 대천 출발 시각과 고대도 출발 시각을 한 쌍으로 놓고 보세요. 도착 예정 시각은 예매 화면과 선사 시간표 사이에 몇 분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실제 승선일의 신한해운 안내를 기준으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당일치기라면 첫 배와 막배를 함께 잡는다
고대도를 하루에 다녀오려면 대천 08:00 배로 들어가 고대도 16:00 배로 나오는 조합이 가장 여유롭습니다. 오전 9시 30분 무렵 섬에 도착해 오후 4시까지 약 6시간 반을 쓸 수 있습니다. 대신 돌아오는 배는 다른 섬을 돌아 대천에 닿으므로, 항구에 세워 둔 차를 타고 장거리 운전을 할 계획이라면 귀착 시각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낮 12:20 배로 들어가 16:00 배로 나오는 일정은 숫자로 보면 가능해도 실제로는 짧습니다. 배가 고대도에 닿는 시각이 13:50 무렵이라 선착장과 마을을 잠깐 걷고 돌아와야 합니다. 트레킹이나 식사를 서두르고 싶지 않다면 아침 배가 낫습니다. 반대로 하루를 비우기 어렵고 배에서 섬 풍경을 보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낮 배도 선택할 만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이 계산을 다시 해야 합니다. 신한해운이 안내한 겨울 운항표에는 12월부터 2월까지 낮 항차가 빠져 대천 출발 08:00·15:00, 고대도 출발 09:35·16:00만 남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출항 시각도 달라집니다. 작년 여행기에서 본 시간을 그대로 일정표에 옮기지 말고, 여행 날짜를 넣어 가보고싶은섬 예매 화면과 선사 공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표값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결항과 차량 자리
2026년 10월 기준 평일 성인 운임은 대천에서 고대도로 들어갈 때 편도 1만4300원, 고대도에서 나올 때 1만3200원으로 안내됐습니다. 주말·공휴일에는 각각 1만5400원과 1만4300원입니다. 유류할증료는 달마다 바뀔 수 있어 이 금액을 다음 달 예산에 그대로 쓰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왕복표를 고를 때도 최종 결제금액을 한 번 더 보는 이유입니다.
여객표와 차량 자리는 별개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항로는 차량을 실을 수 있지만, 차량은 당일 현장 접수와 적재 공간의 영향을 받습니다. 차를 가져가야 한다면 선사에 해당 날짜의 선적 방식과 잔여 가능 여부를 먼저 묻고, 운전자 여객표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고대도는 마을과 산책 구간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라 당일 여행에 차가 꼭 필요한지부터 따져볼 만합니다.
서해 섬에서는 맑은 하늘만 보고 배가 뜰 거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안개, 바람, 높은 파도나 접안 사정으로 지연과 결항이 생깁니다. 출발 전날 공지를 보고 당일 아침에도 운항 여부를 확인하세요. 특히 마지막 배에 맞춰 나오는 일정이라면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넉넉히 잡는 편이 낫습니다. 섬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없는 날이라면 귀가 뒤에 중요한 약속을 붙이지 않는 게 마음 편합니다.
선착장에서 걷고 묵는 동선까지 생각하기
배에서 내리면 먼저 선착장과 돌아올 배의 승선 위치를 눈에 익혀 둡니다. 그다음 마을길을 지나 해안과 둘레길 쪽으로 걷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보령시도 고대도의 둘레길과 기암괴석을 섬의 볼거리로 소개합니다. 다만 해안 가장자리나 바위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물때에 따라 발 디딜 곳이 달라집니다. 썰물 때 갔다가 밀물에 같은 길로 돌아오려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고대도는 큰 해수욕장과 여러 식당을 차례로 도는 섬보다 조용히 걷는 섬에 가깝습니다. 선착장에서 출발해 마을과 걷기 좋은 구간을 보고, 귀항 한 시간 전에는 마을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당일 동선이 무리하지 않습니다. 먼 끝까지 가겠다고 욕심내면 돌아오는 길에 배 시각만 보게 됩니다. 길 상태와 통행 가능 구간은 현장에서 확인하고, 바람이 강하거나 길이 젖어 있으면 짧게 걸어도 됩니다.
하룻밤 묵는다면 오후 직항으로 들어가 이튿날 오전 배로 나오는 방법이 배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입니다. 대신 오후에 도착하므로 첫날 트레킹 시간은 짧습니다. 민박이나 식사 제공 여부는 예약할 때 직접 확인하고, 비수기에는 문을 연 가게가 있을 거라고 가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물과 간단한 먹을거리도 대천항에서 챙겨 들어갑니다.
고대도는 하루 종일 바쁘게 채워야 만족스러운 섬은 아닙니다. 아침 배로 들어가 마을길과 바닷길을 걷고, 돌아올 배에 맞춰 천천히 선착장으로 오는 일정이 잘 맞습니다. 배가 하루의 앞뒤를 정해 주니, 그 사이를 조금 비워 두는 편이 오히려 섬을 오래 기억하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