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섬여행 추천 배편부터 고르는 방법

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아침에는 바다보다 출항 안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박2일 섬여행 추천을 부탁받으면 그래서 풍경보다 배편을 먼저 묻는다. 첫날 오후에 들어가 다음 날 첫배로 나와야 한다면, 숙박비를 쓰고도 섬을 걸을 시간이 거의 없다. 내가 짧은 일정에 권하는 곳은 금오도, 비진도, 청산도다. 세 섬은 걷는 방식도, 배에서 내린 뒤 움직이는 방식도 다르다.
왕복 배편을 먼저 맞추는 방법
출발 날짜를 정했으면 들어가는 배와 나오는 배를 함께 확인한다. 같은 섬이라도 출발항에 따라 도착하는 선착장이 다르다. 금오도가 대표적이다. 돌산 신기항에서 타면 여천항으로, 백야도에서 타면 비렁길 1코스 시작점인 함구미항으로 들어간다. 여수시 관광 안내에는 신기항에서 여천항까지 약 25분, 백야도에서 함구미항까지 약 40분으로 나와 있다. 배를 짧게 타는 쪽이 섬 안에서도 빠른 동선은 아니다.
예약할 때는 돌아올 배의 출발항과 시각부터 확보하는 편이 낫다. 성수기 주말에는 원하는 시간대가 찰 수 있고, 비수기에는 운항 횟수나 주변 식당 영업이 달라질 수 있다. 시간표를 봤더라도 전날에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운항 예보를, 당일에는 선사나 터미널의 실제 출항 안내를 다시 확인한다. 예보에서 운항으로 표시돼도 바람과 안개, 선박 사정에 따라 현장 상황은 바뀐다. 배편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육지로 돌아온 직후의 기차나 버스를 촘촘히 붙이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
금오도는 비렁길 한두 코스만 걷는다
금오도에서는 첫날 함구미에 내려 비렁길 1코스를 걷는 동선이 가장 분명하다. 함구미에서 두포까지 약 5㎞. 숲길을 지나 해안 절벽 위로 나왔다가 다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전망대에 머물고 쉬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빠듯하게 잡을 코스는 아니다. 여유가 남으면 다음 날 2코스를 더 걷고, 다리가 무겁다면 숙소 근처 마을만 천천히 돌아도 된다. 비렁길 다섯 코스를 1박2일에 모두 넣을 이유는 별로 없다.
문제는 길보다 코스 끝에서의 이동이다. 비렁길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길이 아니어서 두포나 직포에서 배 타는 항구까지 갈 수단을 정해야 한다. 여수시 안내에 따르면 금오도 마을버스는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하고 택시도 있다. 다만 배차 간격을 도시 버스처럼 생각하면 곤란하다. 나는 숙소를 예약할 때 어느 정류장으로 가야 하는지, 다음 날 항구행 버스를 탈 수 있는지 함께 묻는다. 신기항에서 차를 싣고 들어갈 계획이라면 차량 선적 가능 여부와 접수 시간을 선사에 따로 확인해야 한다.
숙박은 다음 날 걸을 코스와 돌아갈 항구를 기준으로 고르면 된다. 걷기가 목적이면 함구미나 비렁길 마을 쪽이 편하고, 이른 배로 나갈 계획이면 여천항 쪽이 부담이 적다. 금오도는 해안길을 오래 걷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무릎이 불편하거나 짧은 평지 산책을 기대한다면 비렁길의 오르막과 돌계단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비진도는 외항에서 걷고 묵는다
비진도는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한국관광공사 안내에는 항해 시간이 약 40분으로 소개돼 있지만, 실제 도착 시각은 기항 순서와 운항편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배가 내항과 외항 중 어디에 서는지도 확인할 것. 해변과 산호길을 생각했다면 외항이 편하다. 외항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 미리 물어두면 섬에 내려서 이동 수단을 찾을 일이 줄어든다.
첫날은 외항 해변과 마을을 걷고, 다음 날 오전에 산호길을 오르는 순서가 무난하다. 선유봉을 포함한 산호길은 바다를 내려다보는 맛이 좋지만 산길이다. 전망대까지 갔다가 배 시간에 쫓기지 않으려면 숙소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선착장까지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계산해야 한다. 늦은 오후에 산길을 시작하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다.
외항에는 민박과 펜션, 식당이 모여 있지만 비수기 영업은 예약할 때 확인해야 한다. 조용한 해변을 기대한다면 여름 성수기 한낮은 피하는 게 낫고, 수영이 목적이라면 물놀이 가능 시기와 현장 안전 안내를 살펴야 한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해변 폭과 물가의 모습도 달라진다. 비진도는 긴 종주보다 바닷가에 머무는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하루 동안 관광지를 여러 곳 찍으려는 일정에는 이동 선택지가 적은 편이다.
청산도는 도청항을 기준으로 동선을 줄인다
청산도 배는 완도항에서 출발해 도청항에 닿는다. 완도군 안내 기준 항해 시간은 약 50분이다. 첫날 도청항에서 숙소에 짐을 두고 당리 언덕과 슬로길 1코스 쪽을 걷는다. 이튿날에는 버스로 상서마을이나 범바위 쪽에 다녀오되, 돌아올 배 시간에 맞춰 도청항으로 복귀한다. 청산도 슬로길 전체를 훑겠다는 계획보다 하루에 한 방향씩 보는 쪽이 섬의 속도에 맞다.
청산도에는 도청항을 출발하는 농어촌버스가 있다. 완도군이 노선과 시간표를 안내하지만, 실제 탈 정류장과 돌아오는 편은 숙소나 버스 운영처에 다시 묻는 편이 안전하다. 항구 주변에 숙소를 잡으면 짐을 놓고 걷기 쉽다. 반대로 먼 마을의 숙소를 고른다면 픽업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봄에는 걷기 축제와 방문객이 겹치므로 배와 방을 일찍 맞추는 게 좋다. 한적한 돌담길을 원한다면 축제 기간을 피하는 선택도 있다.
숙소를 예약하기 전에 확인할 세 가지
- 돌아오는 배가 어느 항구에서 몇 시에 출발하는지 확인한다. 출항 시각은 계절과 기상, 선사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 숙소에서 선착장까지 걸을 수 있는지, 버스나 숙소 픽업이 필요한지 묻는다. 트레킹 코스의 끝점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도 함께 확인한다.
- 저녁 식사와 다음 날 아침 식사가 가능한지 확인한다. 비수기에는 열려 있을 거라 생각한 식당이 쉬는 날도 있다.
처음 섬에서 1박을 한다면 걷는 목적에 맞춰 고르면 된다. 절벽길을 걷고 싶으면 금오도, 해변에서 오래 머물고 싶으면 비진도, 마을과 돌담길을 천천히 보고 싶으면 청산도다. 배에서 내린 뒤의 이동과 돌아올 배까지 맞아떨어져야 하룻밤이 온전히 섬의 시간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