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섬 금당도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금당도에 갈 때마다 먼저 펼치는 건 풍경 사진이 아니라 돌아오는 배 시간표다. 울포항에 내려 바닷가를 걷기 시작하면 절벽을 하나만 더 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 ‘하나만 더’ 때문에 선착장까지 서둘러야 하는 섬이기도 하다. 가고싶은섬 금당도는 배가 닿는 항구와 걷고 싶은 길을 함께 골라야 동선이 편해진다.
배편은 들어갈 항구보다 나올 항구부터 고른다
금당도는 행정구역으로는 완도군이지만, 배를 타는 곳은 장흥과 고흥 쪽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 장흥 회진의 노력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금당도 가학항에 닿는다. 고흥 금산면 우두항이나 녹동항에서 들어오는 배는 울포항 쪽으로 연결된다. 같은 섬에 도착해도 내리는 마을이 다르다. 숙소가 울포에 있는데 가학항으로 들어간다면, 배에서 내린 뒤의 이동까지 미리 맞춰야 한다.
완도군 여객선 안내에는 노력항과 가학항을 오가는 배가 하루 6차례 실려 있다. 마지막 출항은 동절기와 하절기가 다르게 안내된다. 녹동·우두 경유 항로 역시 기항지와 계절에 따라 시각이 달라진다. 그러니 검색 화면에 나온 시간 하나만 믿고 육지 출발 시각을 잡지 않는 편이 낫다. 여행 전날 선사나 매표소에 왕복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당일 아침에도 결항 공지를 다시 확인한다. 차를 싣는다면 차량 선적 가능 여부와 접수 마감 시각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
여객선은 날씨가 맑아 보여도 바람과 파도 때문에 멈출 수 있다. 특히 당일치기는 마지막 배 한 편에 하루 일정이 걸린다. 나는 돌아갈 배를 먼저 정한 뒤, 선착장에 여유 있게 도착할 시각을 적고 남는 시간만 걷는다. 다른 항구에서 나오는 동선을 생각한다면 육지에 세워 둔 차를 어떻게 찾을지도 계산해야 한다.
울포항에 내렸다면 가까운 길부터 걷는다
울포항은 마을과 걷기 길의 출발점을 함께 잡기 좋다. 선착장 주변에서 물과 간식을 챙긴 다음 금당팔경길 안내판을 보고 그날 걸을 구간을 고르면 된다. 완도문화관광이 안내하는 금당팔경길은 8개 구간, 전체 17.9㎞이며 예상 소요 시간은 7시간이다. 이름에 ‘길’이 들어간다고 해서 하루 배편 사이에 전부 걸을 코스는 아니다.
처음 간다면 울포항에서 출발해 장문재와 세포전망대 방향을 살피고, 배 시간에 맞춰 되돌아오는 식이 무난하다. 이 길에서는 바다 위 섬들과 금당도 해안의 굴곡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간이 더 넉넉하고 걷는 데 익숙하다면 세포마을 쪽 교암청풍과 가마바위 구간을 이어 볼 만하다. 다만 해안 절벽길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오르내림이 있다. 비가 온 뒤에는 젖은 바위와 흙길을 조심해야 하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전망대에서 오래 머물 이유가 없다.
금당팔경을 모두 걸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수 있다. 바다를 향한 바위의 모양은 육지 쪽 길에서 가려지는 곳도 있다. 절벽 자체를 보고 싶다면 현지 유람선의 운항 여부를 확인해 걷기와 나눠 보는 편이 낫다. 유람선도 해상 상태에 영향을 받으므로 배편과 별개 일정으로 확정해 두지는 않는다.
가학항으로 들어갈 때는 섬 안 이동을 먼저 맞춘다
노력항에서 가학항으로 들어오면 울포항 중심의 걷기 동선을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렵다. 금당도 안에서 걸어서 모든 선착장과 들머리를 연결할 생각이라면 도로 이동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 차량을 가져가거나, 숙소 픽업 또는 택시를 입도 전에 잡는 편이 실용적이다. 완도군 금당면 안내에는 금당택시 연락처가 올라 있지만, 섬에서는 원하는 시각에 바로 탈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게 좋다.
차량 선적을 택했다면 숙소 주차 가능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반대로 짐이 가볍고 울포항 주변만 걸을 계획이라면 차 없이 들어가는 편이 단순하다. 어느 쪽이든 내리는 항구, 숙소, 돌아가는 항구를 종이에 한 줄로 써 보면 빠진 이동 구간이 드러난다. 아이나 무릎이 불편한 동행이 있다면 이 확인이 특히 중요하다.
하룻밤 묵는다면 식사와 다음 날 배까지 묶어 둔다
금당도 숙박은 울포 쪽 민박과 작은 숙소를 중심으로 찾아보게 된다. 예약할 때 방값만 묻지 말고 어느 선착장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픽업이 되는지, 아침 식사가 가능한지 함께 확인한다. 섬 식당은 계절과 손님 수에 따라 영업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늦은 배로 들어가서 저녁을 현장에서 해결하겠다는 계획은 불안하다. 식사 예약을 하거나 간단한 먹을거리를 챙기면 마음이 편하다.
성수기에는 방과 차량 선적 자리가 먼저 차고, 비수기에는 문을 여는 숙소와 식당의 선택지가 줄어든다. 어느 계절이든 1박 일정이라면 다음 날 첫배만 바라보고 육지의 기차나 장거리 버스를 촘촘히 이어 붙이지 않는다. 파도 때문에 하루 더 머물 가능성까지 생각해 숙소 연락처와 여분의 약, 충전기를 챙기는 편이 좋다.
물때도 확인하되, 금당도에서는 썰물 시각만큼 바람과 배 운항이 중요하다. 갯바위나 해안 아래쪽으로 내려갈 계획이 있다면 현지에서 출입 가능한 길인지 먼저 묻고, 물이 차오르는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금당도는 절벽을 가까이서 보는 맛이 있는 섬이지만, 나는 배 시간을 걱정하며 끝까지 걷는 날보다 한 구간을 천천히 보고 울포나 가학 포구로 돌아오는 날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