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도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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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사량도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사량도에 갈 때마다 저는 돌아오는 배부터 확인한다. 산 위에서 보는 바다는 좋지만, 하산해서 선착장까지 갈 시간이 빠듯하면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통영 사량도는 배를 타는 항구, 내리는 항구, 걸을 코스를 한 묶음으로 정해야 편하다.

가오치항에서 금평항으로 들어가기

통영에서 사량도로 들어가는 대표적인 길은 도산면 가오치항에서 배를 타고 상도 금평항에 내리는 것이다. 항해 시간은 대략 35~40분. 통영 시내 여객선터미널로 가면 사량도행 배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있으니, 출발항 이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고성 쪽에서 차로 오는 사람은 용암포항에서 상도 내지항으로 들어가는 노선도 비교할 만하다. 두 배는 도착하는 마을이 달라 산행 출발점도 달라진다.

가오치와 금평을 오가는 배는 통상 낮 동안 두 시간 간격으로 편성되고,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항차가 늘기도 한다. 다만 동절기에는 마지막 배 시각이 바뀔 수 있다. 예전에 저장해 둔 시간표보다 여행 날짜를 넣어 조회한 결과가 중요하다. 사량수협의 운항 안내와 한국해운조합의 ‘가보고 싶은 섬’에서 왕복편을 확인하고, 출발 당일에는 결항 여부를 한 번 더 보는 편이 안전하다. 기존 사량도 배편 예약 서비스는 온라인 예약을 종료했다고 안내하고 있으니 오래된 예약 방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게 좋다.

비가 온다고 무조건 배가 멈추지는 않는다. 바람과 파도, 출입항 통제 여부가 더 중요하다. 차를 싣는다면 사람 승선권과 차량 선적 가능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하고, 주말에는 원하는 시간대의 차량 자리가 먼저 찰 수 있다. 신분증을 챙기고 매표와 선적에 필요한 시간을 넉넉히 잡자. 가오치항에 도착하는 시각을 배 출발 시각에 딱 맞춰 잡으면 시작부터 불안해진다.

금평항에 내리면 이동 수단부터 확인하기

금평항 주변에는 식당과 가게가 모여 있다. 물과 간단한 먹을거리를 여기서 챙기고 움직이는 게 편하다. 상도는 걸어서 한 바퀴 돌 만큼 작은 섬이 아니다. 돈지에서 산행을 시작해 금평으로 내려오거나, 금평에서 출발해 대항으로 내려오는 식으로 길을 잡으면 출발점과 하산점이 달라진다.

섬 안 버스가 있더라도 육지 시내버스처럼 수시로 온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계절과 요일에 따라 운행 사정을 확인하고, 숙소에 묵는다면 선착장이나 하산 지점 픽업이 가능한지 예약할 때 묻는 게 가장 확실하다. 당일치기에 차량을 싣지 않았다면 금평항에서 걸어 시작하는 코스가 단순하다. 돈지 출발 종주를 고른다면 돈지까지 가는 방법과 하산 뒤 탈 배를 먼저 맞춰야 한다.

상도와 하도는 사량대교로 이어진다. 차가 있으면 하도의 덕동마을과 칠현산 쪽까지 동선을 넓힐 수 있지만, 걸어서 두 섬의 산을 하루에 모두 보겠다는 계획은 무리하기 쉽다. 산행 하나만 해도 배 시간은 금세 다가온다.

옥녀봉 능선은 짧게 걸어도 산행이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 제가 권하는 기준은 선착장 복귀가 쉬운가다. 금평에서 옥녀봉과 가마봉 쪽으로 올라 대항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안내상 약 5㎞, 2시간 안팎이다. 사진을 찍고 쉬는 시간, 대항에서 다시 금평항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별도로 잡아야 한다. 전 구간을 잇는 금평~옥녀봉~가마봉~지리산~돈지 코스는 약 8㎞, 안내상 4시간이지만 배 시간을 맞춰야 하는 날에는 여유를 더 두는 편이 낫다.

사량도 능선은 높이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바위가 드러난 좁은 구간과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고, 출렁다리 부근에서는 발밑이 신경 쓰인다. 비가 온 뒤 젖은 바위나 강한 바람을 만난 날이라면 속도가 더 떨어진다. 운동화를 신고 가볍게 둘러볼 생각이었다면 옥녀봉까지 욕심내기보다 마을길과 해안 풍경을 보는 쪽이 낫다. 반대로 바위 능선을 즐기는 등산객이라면 사량도는 배를 타고 들어갈 이유가 분명한 섬이다.

하도의 칠현산도 별도 산행으로 잡을 만하다. 능선 코스는 약 6㎞에 3시간 정도로 안내되지만, 하도에 건너가 들머리까지 가는 시간까지 더해야 한다. 상도 산행을 마친 뒤 남는 시간에 끼워 넣을 코스는 아니다.

하룻밤 묵는다면 항구와 숙소 거리를 보기

숙소는 전망 사진보다 위치를 먼저 본다. 다음 날 아침 배를 타거나 차 없이 움직인다면 금평항 주변이 편하다. 조용한 마을에 머물고 싶다면 대항이나 돈지 쪽 민박도 좋지만, 선착장 이동을 어떻게 할지 숙소에 확인해야 한다. 성수기 주말에는 방과 차량 선적 자리를 함께 알아보는 게 좋고, 비수기에는 식당 영업 여부까지 미리 물어보면 저녁 한 끼 때문에 이동할 일이 줄어든다.

낚시나 해변에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물때도 확인한다. 다만 일반 산행객에게 더 급한 것은 조석표보다 귀항편과 당일 바람 예보다. 결항 가능성이 있는 날에는 통영으로 돌아온 뒤 장거리 교통편을 촘촘하게 붙이지 않는다. 저도 섬에서 발이 묶이는 일을 겪고 나서는 일정 끝에 늘 여백을 남긴다.

사량도는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크지만 누구에게나 편한 산책섬은 아니다. 배 시각에 맞춰 짧은 코스를 고를 수 있는 사람, 바위길을 조심스럽게 걸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금평항으로 돌아와 배를 기다릴 시간이 조금 남는 일정이 저는 가장 좋았다.

통영 사량도 배편부터 잡고 걷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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