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도 배편 고르고 돌아오는 배까지 맞추는 방법

노화도에 갈 때마다 먼저 적는 건 풍경이 아니라 돌아올 배 시간이다. 섬 안에서 보길도까지 건너갈 수 있다 보니 하루에 두 섬을 다 보려는 사람이 많은데, 막상 동천항과 산양진항을 혼동하면 귀항 동선이 꼬인다. 노화도 배편은 어느 육지 항구에서 타느냐에 따라 도착 항구부터 다르다.
완도에서 탈지 해남에서 탈지 먼저 고른다
완도 쪽에서 들어간다면 화흥포항에서 노화도 동천항으로 가는 배를 본다. 이 배는 소안도까지 이어지는 항로다. 해남 땅끝항에서는 노화도 산양진항으로 간다. 두 항구 모두 노화도에 있지만 서로 다른 곳이다. 왕복표를 확인할 때 출발지를 ‘노화도’라고만 기억하지 말고 동천인지 산양진인지 적어두는 편이 안전하다.
완도에서 숙박하거나 완도읍을 거쳐 이동한다면 화흥포항이 자연스럽다. 해남 땅끝 쪽으로 차를 몰고 왔다면 산양진항으로 들어가는 편이 육지 이동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편도로 서로 다른 항구를 이용하면 차를 세워둔 육지 항구로 돌아가야 한다. 차를 가져가는 여행이라면 왕복 항구를 같게 잡는 게 대체로 편하다.
노화도에서 보길도로 가는 배를 다시 찾는 경우도 있다. 두 섬은 보길대교로 연결돼 있어 노화도에 내린 뒤 육로로 이동한다. 보길도 관광을 목적으로 배를 타더라도 승선권에 적힌 도착항은 동천항이나 산양진항일 수 있다. 완도군 문화관광 안내도 화흥포항에서 동천항에 내려 차량으로 보길도에 건너가는 동선을 소개한다.
시간표는 계절을 나눠 보고 막배를 먼저 표시한다
완도군이 게시한 화흥포항·동천항·소안도 항로 시간표는 10월 1일부터 2월 말까지를 동절기, 3월 1일부터 9월 말까지를 하절기로 나눈다. 동절기 화흥포항 출발표에는 오전 7시, 7시 50분, 8시 50분 등이 올라와 있다. 동천항에서 화흥포항으로 나오는 배는 오전 7시 20분부터 표시돼 있다. 저녁 항차도 있지만 늦은 배 하나만 믿고 하루 일정을 채우지는 않는다. 항차별 시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땅끝항·산양진항 항로도 완도군 시간표에 두 운항사의 배가 나뉘어 실려 있다. 해광운수 배는 동절기 땅끝항과 산양진항 양쪽에서 오전 7시부터 출항하는 항차가 표시돼 있고, 노화농협 배는 오전 7시 30분부터 표시돼 있다. 같은 방향이라도 선사와 배에 따라 시각이 다르니 ‘한 시간에 한 대쯤’이라고 외우는 건 위험하다. 이용할 날짜, 선사, 출발항, 귀항편을 한 묶음으로 확인해야 한다.
내가 일정을 짤 때는 들어가는 배보다 나오는 배를 먼저 고른다. 예컨대 오후에 산양진항에서 나갈 생각이라면, 섬 안에서 항구까지 이동할 시간과 차량 선적 대기 시간까지 거꾸로 계산한다. 성수기 주말에는 승객뿐 아니라 차도 몰린다. 요금과 차량 선적 가능 여부, 발권 방식은 예약할 때 다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고정된 운임을 외워 가는 것보다 차종과 인원을 정확히 알려주는 편이 빠르다.
차 없이 가면 섬 안 이동부터 계산한다
노화도에는 농어촌버스가 다닌다. 완도군 버스 시간표를 보면 동천과 산양을 지나는 노선이 있지만, 항구에 배가 닿을 때마다 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하선 뒤 탈 수 있는 편과 돌아올 편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숙소나 식당까지의 거리도 미리 살펴둘 필요가 있다.
차를 싣는다면 동선은 한결 단순해진다. 산양진항에서 내리면 북쪽 마을과 양식장 풍경을 지나 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고, 동천항에서 내리면 보길도 쪽으로 이어 가기 좋다. 그렇다고 차가 반드시 필요한 섬은 아니다. 항구 주변과 한두 마을을 천천히 걸을 사람이라면 대중교통에 맞춰 짧게 다녀와도 된다. 다만 노화도와 보길도 여러 곳을 하루에 묶어 보겠다면 이동 수단이 시간을 크게 좌우한다.
숙박은 배를 타고 내릴 항구만 보고 잡지 않는다. 다음 날 보길도까지 갈 계획이면 다리로 넘어가는 동선도 함께 보고, 차 없이 머문다면 식당과 버스 정류장에 닿기 쉬운 곳이 실용적이다. 비수기에는 식당 영업이나 숙소 운영이 달라질 수 있어 예약할 때 저녁 식사와 아침 이동 방법까지 물어두면 좋다. 노화도는 화려한 관광시설을 쫓기보다 마을과 바다의 생활 풍경을 천천히 보는 쪽에 맞는다.
결항 가능성이 있으면 귀항일에 여유를 둔다
섬 배는 시간표가 있어도 바람, 안개, 선박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완도군도 출발 전 선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나는 전날 시간표를 확인하고 출발하는 날 아침 다시 묻는다. 특히 육지로 나온 뒤 기차나 장거리 버스를 바로 타야 한다면 마지막 배에 모든 일정을 걸지 않는 편이 낫다.
화흥포항 항로는 소안농협과 각 매표소, 땅끝항 항로는 이용할 선사와 땅끝·산양진 매표소에 확인하면 된다. 물때가 모든 항차를 똑같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섬 여행에서는 조석과 날씨가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항구에 일찍 도착해도 결항이 풀리는 것은 아니니, 배가 뜨는지부터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순서다.
노화도는 보길도로 가는 길목으로만 지나치기엔 아까운 섬이다. 그렇다고 첫 방문에 두 섬의 모든 장소를 채우려 들면 항구와 도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돌아올 배를 정해두고 그 사이에 볼 수 있는 만큼만 걷는 일정이, 내가 노화도를 편하게 다녀오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