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준비물 챙기는 방법, 배 끊겨도 덜 당황하려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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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 준비물 챙기는 방법, 배 끊겨도 덜 당황하려면 이렇게

배 타기 전 준비물이 여행 절반을 가릅니다

얼마 전 통영 쪽 작은 섬에 들어갔다가 오후 배가 갑자기 끊긴 적이 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분 것도 아니었는데, 선장이 보기엔 접안이 애매했던 모양입니다. 섬 여행은 늘 이렇습니다. 날씨 예보만 보고 움직이면 빗나갈 때가 있고, 배 시간표만 믿으면 숙소 앞에서 멍하니 서 있게 됩니다.

섬 여행 준비물은 등산 준비물이나 캠핑 준비물과 조금 다릅니다. 중요한 건 많이 챙기는 게 아니라, 배가 늦어지거나 끊겼을 때 하루를 버틸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15년 동안 유인도만 400곳 넘게 다니면서 짐을 계속 줄였는데, 이상하게 줄일수록 꼭 남겨두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그 물건들이 진짜 준비물입니다.

가장 먼저 챙길 것은 배편 관련 물건입니다

섬 여행에서 제일 먼저 확인할 건 옷도, 카메라도 아닙니다. 배표와 신분증입니다. 대부분 여객선은 승선자 신분 확인을 합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모바일 신분증 중 하나는 바로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가방 깊숙한 곳에 넣어두면 매표소 앞에서 짐을 다 뒤집게 됩니다.

배 시간표는 휴대폰에만 저장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섬 선착장은 통신이 약한 곳이 아직 있습니다. 저는 갈 때마다 출항 시간, 귀항 시간, 선사 전화번호, 숙소 전화번호를 캡처해두고 종이에도 짧게 적습니다. 종이 한 장이 촌스럽게 보여도, 배가 바뀌는 날엔 제일 빠릅니다.

  • 신분증 또는 모바일 신분증
  • 예매 내역 캡처 화면
  • 선사와 터미널 전화번호 메모
  • 현금 3만~5만 원 정도
  • 멀미약, 물, 작은 간식

현금도 아직 쓸 일이 있습니다. 카드가 되는 섬이 많아졌지만, 마을버스나 민박집, 작은 슈퍼에서는 계좌이체나 현금을 더 편하게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비수기 평일에는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아서, 항구에서 물과 간식을 사두는 게 낫습니다.

하루 더 묵을 수 있는 짐으로 잡아야 합니다

섬 여행 짐은 1박 2일이면 2박 3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속 편합니다. 옷을 많이 넣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속옷과 양말 한 벌, 충전기, 상비약, 세면도구 정도만 여분으로 있으면 됩니다. 결항은 성수기보다 오히려 비수기에 더 난감합니다. 숙소 선택지가 줄고, 식당도 일찍 닫습니다.

저는 섬에 들어갈 때 보조배터리를 두 개 가져갑니다. 하나는 휴대폰용, 하나는 헤드랜턴이나 카메라용입니다. 섬 안에서는 길 찾기, 배편 확인, 숙소 연락, 택시 호출까지 휴대폰이 다 합니다. 배터리가 10% 밑으로 떨어지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 보조배터리 1~2개
  • 충전 케이블 여분
  • 속옷과 양말 한 벌
  • 가벼운 우비 또는 방수 재킷
  • 개인 상비약과 밴드

우산보다 우비가 나을 때가 많습니다.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바람이 세게 불면 우산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우비나 얇은 방수 재킷은 배 갑판에서도, 트레킹 중에도 씁니다. 신발은 새 신발보다 이미 길든 운동화가 좋습니다. 섬길은 포장도로처럼 보여도 모래, 자갈, 젖은 콘크리트가 섞여 있습니다.

섬 안 이동을 생각한 준비물이 따로 있습니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여행이 시작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선착장에서 숙소나 마을까지 이동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작은 섬은 택시가 없거나 한 대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버스가 있어도 배 시간에 맞춰 하루 몇 번만 도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짐은 끌고 다니기보다 메는 쪽이 편합니다.

캐리어가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계단식 선착장, 방파제 턱, 비포장 골목을 만나면 손목이 고생합니다. 1박이나 2박 정도라면 30리터 안팎 배낭 하나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카메라 장비가 많다면 보조 가방보다 배낭 안에 파우치로 나눠 넣는 편이 낫습니다.

  • 30리터 안팎 배낭
  • 작은 접이식 장바구니
  • 휴대용 물티슈와 쓰레기봉투
  • 모자,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
  • 얇은 장갑 또는 목장갑

접이식 장바구니는 생각보다 자주 씁니다. 항구에서 산 생수, 빵, 컵라면, 귤 몇 개를 넣어 숙소까지 들고 가기 좋습니다. 쓰레기봉투도 꼭 챙깁니다. 일부 섬은 관광객 쓰레기 처리에 민감합니다. 내가 가져간 포장재는 다시 들고 나오는 게 기본입니다.

트레킹을 한다면 물과 바람을 기준으로 챙깁니다

섬 트레킹은 산 높이만 보면 쉽다고 착각하기 좋습니다. 그런데 해안 능선은 그늘이 적고, 바람이 몸의 수분을 빨리 빼앗아 갑니다. 해발 200m짜리 길도 여름 한낮엔 꽤 힘듭니다. 저는 짧은 코스라도 물 1리터는 기본으로 넣습니다. 식당이나 매점이 코스 중간에 없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도 앱도 미리 열어두는 게 좋습니다. 섬 둘레길은 길 표시가 잘된 곳도 있지만, 태풍 뒤에는 이정표가 꺾여 있거나 풀에 가려진 곳도 있습니다. 특히 비수기에는 사람을 거의 못 만나는 코스가 있습니다. 혼자 걷는다면 숙소 주인이나 일행에게 출발 시간과 돌아올 시간을 말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생수 1리터 이상
  • 염분 있는 간식
  • 오프라인 지도 또는 캡처 지도
  • 헤드랜턴이나 작은 손전등
  • 바람막이 겉옷

헤드랜턴은 해넘이 시간에 특히 유용합니다. 섬은 육지보다 어둠이 빨리 내려앉는 느낌이 있습니다. 가로등 없는 마을길이나 선착장 주변을 걸을 때 손전등 하나가 있으면 발밑이 달라집니다. 휴대폰 플래시는 배터리를 많이 먹어서 오래 믿기 어렵습니다.

계절마다 빼고 더할 준비물이 있습니다

여름 섬 여행은 햇빛과 벌레가 문제입니다. 모기기피제, 얇은 긴팔, 냉감 수건 정도가 있으면 버틸 만합니다. 해수욕을 한다면 수건을 두 장 챙기기보다 빠르게 마르는 스포츠 타월 하나가 낫습니다. 젖은 옷을 담을 방수팩도 필요합니다. 민박집에 세탁기가 있어도 관광객이 마음대로 쓰기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겨울 섬은 체감온도가 관건입니다. 기온 숫자만 보고 얇게 입으면 선착장에서 바로 후회합니다. 바람이 세면 5도도 영하처럼 느껴집니다. 장갑, 넥워머, 귀를 덮는 모자는 부피 대비 효과가 큽니다. 겨울엔 배가 늦어질 때 대합실이 작거나 난방이 약한 곳도 있으니 핫팩 한두 개를 넣어두면 좋습니다.

  • 여름: 모기기피제, 얇은 긴팔, 방수팩, 스포츠 타월
  • 겨울: 장갑, 넥워머, 모자, 핫팩
  • 봄가을: 얇은 겉옷, 우비, 여분 양말

성수기에는 사람이 많아서 필요한 걸 현지에서 살 수 있을 때가 많습니다. 대신 숙소와 배표가 빨리 찹니다. 비수기에는 사람이 적어 조용하지만, 문 닫은 식당과 줄어든 배편을 감안해야 합니다. 준비물도 그 차이에 맞춰야 합니다. 여름 성수기엔 예약 확인이 중요하고, 겨울 비수기엔 식사와 귀항 계획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가방에서 끝까지 빼지 않는 것들

오래 다니다 보니 섬 여행 준비물은 결국 불편을 줄이는 물건들로 남았습니다. 멋진 사진 장비보다 마른 양말이 더 고마운 날이 있고, 유명 맛집보다 가방 안 컵라면 하나가 더 든든한 저녁도 있습니다. 섬은 육지처럼 즉시 해결되는 곳이 아닙니다. 그 느린 리듬을 알고 들어가면 훨씬 덜 당황합니다.

처음 섬 여행을 간다면 짐을 크게 늘리기보다, 배편 메모와 하루 여분의 생필품부터 챙기는 게 좋습니다. 섬은 준비를 많이 한 사람에게만 친절한 곳은 아닙니다. 다만 배가 흔들리고 바람이 바뀌는 순간, 작은 준비가 여행의 기분을 꽤 크게 바꿉니다. 저는 아직도 섬에 들어가기 전날이면 배 시간표부터 다시 봅니다. 그 습관 하나가 여러 번 발목을 구해줬습니다.

섬 여행 준비물 챙기는 방법, 배 끊겨도 덜 당황하려면 이렇게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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