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하화도 배편 잡고 꽃섬길 걷는 방법

하화도에 갈 때마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돌아올 배 시간을 먼저 확인한다. 꽃섬길은 걷기 좋지만, 바다 건너 섬에서는 전망대에서 얼마나 오래 쉬느냐도 귀항편이 결정한다. 여수 하화도는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섬이다. 다만 배가 뜨는 항구와 나오는 시간을 먼저 맞춰야 그 장점이 살아난다.
백야항에서 왕복 배편부터 맞춘다
하화도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볼 곳은 백야항이다. 백야도는 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있어 차로 선착장까지 갈 수 있다. 여수시 여객선 안내에는 백야항에서 제도와 개도를 거쳐 하화도·상화도로 가는 태평양3호가 올라와 있다. 백야 출발 시각은 08시 25분, 11시 55분, 15시 10분으로 안내돼 있지만, 이 시각은 하화도 도착 시각이 아니다. 중간 기항지에서 승객과 짐을 싣고 내리는 시간도 잡아야 한다.
꽃섬길을 한 바퀴 걸을 생각이라면 오전 편으로 들어가 오후 귀항편을 잡는 편이 편하다. 오후 15시 10분 배로 들어가 당일에 나오는 일정은 맞지 않는다.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항로도 있지만 운항 요일과 경유지가 달라 백야항 배편과 섞어 계산하면 곤란하다. 예약할 때 출발항, 하화도 도착 시각, 하화도에서 나오는 시각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여수시는 여객선 시간표가 월별로 바뀔 수 있다고 안내한다. 출발 전날에는 예매 내역을 보고, 당일 아침에는 선사인 태평양해운에 운항 여부를 다시 묻는 게 좋다. 풍랑이나 짙은 안개가 있으면 섬 안의 날씨가 멀쩡해 보여도 배가 묶인다. 신분증을 챙기고, 주말과 꽃철에는 표를 미리 확보하자. 백야항까지 가는 시간에도 주차와 발권 여유를 더해야 한다.
선착장에서 꽃섬다리까지 천천히 걷는다
하화도에 내리면 마을과 선착장이 먼저 나온다. 섬 안에서는 차를 탈 일을 만들기보다 걸을 동선으로 생각하는 게 낫다. 여수시가 안내하는 꽃섬길은 선착장을 출발해 휴게정자, 순넘밭넘 구절초공원, 큰산전망대, 깻넘전망대, 꽃섬다리, 큰굴삼거리와 막산전망대를 지나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5.7㎞ 길이다. 안내 소요 시간은 약 3시간이다.
실제로 걸을 때는 사진을 찍고 물을 마시는 시간을 더해 3시간 반에서 4시간쯤 비워둔다. 길 이름에 ‘꽃’이 들어가도 평지 산책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초반에는 오르막과 계단이 있고, 전망대 사이로 햇볕을 그대로 받는 구간도 있다. 운동화에 물 한 병은 기본이다. 여름에는 그늘보다 바람을 기대하며 걷는 구간이 많아 오전 배가 한결 낫다.
큰산전망대에서는 주변 섬이 넓게 보이고, 꽃섬다리는 협곡 위를 건넌다. 흔들리는 다리가 부담스럽다면 현장에서 표지판을 보고 돌아갈 동선을 먼저 확인하자. 막산전망대까지 다녀오면 되돌아오는 구간은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배 시간이 가까우면 전망대 하나를 더 찍으려 서두르는 것보다 선착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편이 안전하다.
꽃철과 비수기는 기대하는 풍경이 다르다
하화도를 ‘꽃이 늘 가득한 섬’으로 생각하면 계절에 따라 실망할 수 있다. 여수시 관광 안내에는 진달래, 유채, 원추리, 구절초처럼 시기마다 다른 꽃이 소개돼 있다. 한 번에 모두 피는 풍경은 아니다. 봄에는 꽃을 보려는 사람이 늘어 배와 좁은 길이 붐비고, 한여름에는 꽃보다 더위가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다. 가을에는 구절초와 바닷바람이 걷는 맛을 바꿔놓는다.
사람이 적은 날에는 꽃이 듬성듬성해도 해안 절벽과 마을의 조용한 분위기가 잘 보인다. 반대로 꽃밭 사진만을 목표로 먼 길을 오는 사람이라면 개화 상태를 확인하고 일정을 잡는 게 맞다. 물때도 살핀다. 꽃섬길 자체가 썰물에만 열리는 길은 아니지만, 선착장 주변 물가로 내려가거나 해안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조석과 파도를 따로 봐야 한다. 바람이 센 날에는 물가보다 정해진 탐방로가 낫다.
식사와 숙박은 배표와 함께 예약한다
당일 일정이라면 점심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해두자. 여수시 숙박 안내에도 하화도는 식당이 부족해 민박에서 가정식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걸은 뒤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면 되겠지 싶어 빈손으로 오기보다, 간단한 먹거리와 물을 챙기는 편이 마음 편하다. 마을에 영업하는 곳이 있더라도 그날 문을 여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룻밤을 묵으면 마지막 배를 의식하지 않고 길을 걸을 수 있다. 대신 섬의 민박은 객실 수와 식사 가능 여부를 먼저 묻고 예약해야 한다. 돌아오는 배가 결항하면 다음 일정이 밀릴 수 있으니, 이튿날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면 당일 여행도 날씨가 안정적인 날로 고르는 게 좋다. 차는 백야항에 두고 몸만 들어가는 편이 꽃섬길 여행에는 간단하다. 차량 선적 가능 여부와 비용까지 따져도 섬에서는 대부분 걷게 된다.
하화도는 큰 시설을 찾아다니는 섬이 아니다. 오전 배로 들어가 마을을 지나고, 전망대에서 잠깐씩 바다를 본 뒤, 돌아올 배에 맞춰 선착장으로 내려오는 하루가 잘 어울린다. 배 시간이 넉넉하고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꽤 좋은 섬이다. 꽃이 적게 핀 날에도 바다 옆 길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