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칠천도 맛집 고르려면 동선부터 잡는 방법

칠천도에 들어갈 때마다 먼저 확인하는 건 식당 위치다. 섬 이름이 붙은 횟집을 검색했다가 거제 고현시장으로 길을 잡을 뻔한 적도 있다. 칠천도는 거제 본섬과 다리로 이어져 있어 배 시간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식당을 잘못 찍으면 조용한 해안길을 달리다 점심시간을 놓치기 쉽다. 거제 칠천도 맛집을 찾는다면 유명하다는 말보다 실제 섬 안에 있는지, 걸으려는 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낫다.
배 시간 대신 칠천교와 점심시간을 먼저 본다
칠천도는 하청면 쪽에서 칠천교를 건너 차로 들어간다. 거제시 관광 안내에도 2000년 칠천연륙교 준공 전에는 주민들이 도선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섬 여행이라고 배편을 검색할 필요는 없는 곳이다. 반대로 차 없이 가면 식사와 산책을 한 번에 묶기가 쉽지 않다. 해안 마을과 볼거리가 한곳에 모여 있지 않아서다.
나는 보통 다리를 건너 어온리 쪽에서 먼저 밥을 먹고, 칠천량해전공원이나 물안해수욕장으로 움직이는 순서를 권한다. 아침부터 씨릉섬까지 걷고 늦은 오후에 식당을 찾는 일정은 비수기에 특히 불안하다. 작은 섬의 식당은 지도에 표시된 영업시간과 실제 주문 가능 시간이 다를 수 있다. 출발 전에 그날 영업 여부, 점심 주문 가능 시간, 원하는 메뉴가 되는지를 전화로 묻는 게 가장 확실하다.
어온리에서 회를 먹을지 식사를 할지 고른다
섬 안에서 이름을 확인하기 쉬운 곳은 어온4길 20의 칠천도횟집이다. 어온리 바닷가에 있는 가게로, 공개된 메뉴에는 모둠회와 매운탕이 올라와 있다. 회를 먹으려는 두세 명이라면 후보에 넣을 만하다. 다만 검색 결과에는 같은 이름으로 고현시장에 있는 횟집도 나온다. 내비게이션에 상호만 넣지 말고 ‘하청면 어온4길 20’까지 확인해야 칠천도 안으로 제대로 들어간다.
회 메뉴는 인원수보다 구성을 먼저 물어보는 편이다. 모둠회에 매운탕이 포함되는지, 공깃밥은 별도인지, 아이가 먹을 익힌 음식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주문할 때 덜 헤맨다. 계절과 수급에 따라 나오는 생선도 달라진다. 가격표에 적힌 금액만 보고 예산을 딱 맞추기보다 매운탕과 밥값까지 생각해 두는 게 좋다.
혼자 가거나 점심을 짧게 먹고 싶다면 회 한 상이 꼭 맞지는 않는다. 그럴 때는 방문 당일 식사 메뉴 운영 여부를 묻고, 마땅한 메뉴가 없으면 다리를 건너기 전 하청면에서 먹는 쪽을 택하겠다. 섬에 왔으니 무조건 해산물을 먹어야 한다고 정하면 음식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산책 코스에 따라 식당 위치도 달라진다
칠천량해전공원은 가볍게 들러 사진만 찍고 나오는 장소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시관에는 1597년 칠천량 해전의 배경과 패전 이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천천히 보면 점심 전후로 시간을 따로 잡는 편이 좋다. 공원과 어온리 식당을 묶고, 남는 시간에 물안해수욕장으로 가면 이동이 단순하다. 물안해수욕장은 거제시가 소개하는 작은 해변이라 오래 머무는 해수욕보다 바다를 보고 쉬어 가는 일정에 어울린다.
씨릉섬 출렁다리까지 걷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출렁다리는 칠천도 옥계마을과 씨릉섬을 잇는다. 어온리에서 식사를 한 뒤 옥계 쪽으로 이동해 걷거나, 걷기를 먼저 끝내고 식당의 마지막 주문 시간에 맞춰 돌아와야 한다. 여름 주말에는 주차하고 걷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고, 겨울이나 평일에는 식당 영업 확인을 더 우선한다. 바닷길은 바람이 강하면 체감 시간이 길어진다. 밥 한 끼를 위해 산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런 일행이라면 섬 밖에서 먹는 편이 낫다
칠천도에서 먹는 즐거움은 바다를 보러 온 동선에 식사를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데 있다. 회를 좋아하는 일행이 있고 차로 움직인다면 어온리 식당이 좋은 선택이 된다. 반면 메뉴 선택지가 많아야 하는 가족, 정해진 시간에 바로 먹어야 하는 일행, 회를 못 먹는 사람이 섞인 팀이라면 하청면에서 식사를 마치고 들어가는 편이 편하다. 섬 안 식당 한 곳을 여행의 유일한 점심 계획으로 잡는 건 권하지 않는다.
거제 칠천도 맛집을 찾을 때 내가 남겨 두는 기준은 세 가지다. 주소가 정말 칠천도 안인지, 오늘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지, 식사 뒤 가려는 곳과 길이 이어지는지. 다리를 건넌 뒤에는 배 결항 걱정 대신 그런 작은 확인이 하루를 좌우한다. 칠천도는 식당 여러 곳을 바쁘게 도는 여행보다, 한 끼 먹고 바닷가와 마을을 천천히 걷는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