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통영 여행 코스 배 시간에 맞춰 짜는 방법

통영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날이면 저는 아침밥보다 돌아오는 배 시간을 먼저 확인합니다. 남해와 통영을 묶어 달리는 여행에서도 순서는 같습니다. 남해는 다리로 드나들 수 있지만, 통영의 연화도는 배가 끊기면 예정대로 나올 수 없으니까요. 2박 3일이라면 남해에서 하루 반을 보내고 통영에서 하룻밤 묵은 뒤, 마지막 날 연화도를 다녀오는 동선이 무난합니다.
연화도 왕복 배부터 잡고 남해 일정을 넣는다
연화도행 배는 통영항여객선터미널과 다른 항구에서 출발하는 편이 있습니다. 예약 화면에서 ‘통영 출발’이라는 글자만 보고 넘기면 곤란합니다. 출발항과 돌아와 내릴 항구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통영 시내에 숙소를 잡았다면 통영항 출발편이 움직이기 편하고, 자가용으로 항구까지 갈 계획이라면 다른 출발항의 배도 비교할 만합니다.
배 시각과 운항 횟수는 평일·주말, 계절, 날씨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행 날짜를 넣어 가보고싶은섬이나 선사 안내에서 왕복 좌석을 확인하고, 출항 당일에는 운항 여부를 다시 확인합니다. 신분증도 챙겨야 합니다. 저는 섬에서 나오는 배와 육지에서의 다음 약속 사이에 몇 시간을 비워 둡니다. 바람 때문에 출항이 늦어지는 날에는 그 여유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연화도 산길을 걷는 데 간조 시각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물때와 바람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물때만 보고 배가 뜰 거라 판단하지 말고 선사의 운항 안내를 기준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여행 뒤 바로 먼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섬 방문을 마지막 날에 두는 선택도 다시 생각해 볼 만합니다. 하루를 더 쓸 수 있다면 통영에 돌아온 다음 날 귀가하는 편이 마음은 편합니다.
첫날은 남해 남서쪽에서 걷고 상주에서 잔다
차로 남해에 들어왔다면 첫날은 가천 다랭이마을로 향합니다. 주차한 자리에서 논만 내려다보고 돌아서기엔 아까운 곳입니다. 골목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계단식 논과 바다가 보는 각도마다 달라집니다. 대신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한낮 더위가 심한 여름에는 이 짧은 오르막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시간과 다리가 허락하면 남해바래길 다랭이지겟길의 일부를 걷습니다. 전 구간을 완주하려고 욕심내기보다 마을 주변 길을 걷고 되돌아오는 편이 다음 일정에 여유를 줍니다. 남해군 관광 안내에도 이 길은 다랭이마을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소개돼 있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돌길과 경사진 골목에서 발밑을 더 살펴야 합니다.
오후에는 상주은모래비치 쪽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고 묵습니다. 남해는 지도에서 가까워 보이는 두 지점 사이에도 굽은 해안도로가 길게 이어집니다. 첫날 다랭이마을, 독일마을, 보리암을 모두 찍겠다는 일정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기 쉽습니다. 숙소는 바다 전망보다 저녁 식사할 곳과 다음 날 금산으로 나가기 쉬운 위치를 먼저 봅니다. 비수기 평일에는 식당 영업일도 예약할 때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둘째 날은 금산을 걷고 통영으로 넘어간다
아침에는 금산 보리암으로 갑니다. 제대로 산을 걷고 싶다면 금산탐방지원센터에서 쌍홍문과 보리암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남해군 등산 안내에는 정상까지 편도 2.2㎞, 약 1시간 30분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 수치는 오르는 시간이라 내려오는 길과 쉬는 시간은 따로 잡아야 합니다. 가벼운 산책이 목적이라면 복곡 쪽 주차장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택하고, 현장 차량 통행 안내를 확인합니다.
점심 뒤에는 물건리와 독일마을 쪽으로 넘어갑니다. 독일마을은 파독전시관에 관심이 있다면 머물 이유가 분명하지만, 경치만 보고 오래 시간을 쓸 곳을 찾는다면 앞서 걸은 다랭이마을이나 금산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차를 오래 세워 두기보다 물건리 해안까지 보고 통영으로 출발합니다.
이날 저녁 숙소는 통영항 주변이 편합니다. 아침 배를 탈 때 시내 외곽에서 다시 들어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입니다. 차가 있다면 항구 주차 여건을, 차가 없다면 숙소에서 터미널까지 이동 수단을 미리 확인합니다. 남해와 통영을 대중교통만으로 잇는 여행자는 남해 안의 관광지 이동부터 시간이 많이 듭니다. 버스 환승과 막차를 따져야 하므로 이 코스의 방문지를 줄이거나 남해에 하루를 더 주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셋째 날 연화도에서는 돌아올 배에 맞춰 걷는다
연화항에 내리면 먼저 돌아오는 배의 승선 장소와 시각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다음 짐을 가볍게 하고 연화봉 쪽으로 올라갑니다. 능선에서 바다를 본 뒤 보덕암과 출렁다리 방향으로 이어 걷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출렁다리 너머까지 갔다가 항구로 돌아오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듭니다. 당일치기라면 돌아갈 시각에서 항구까지 걷는 시간과 여유 시간을 빼고, 그 안에서 돌아설 지점을 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섬 안에서는 육지의 관광지처럼 버스나 택시가 바로 잡힐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걷는 동선으로 계획하고 물과 간식을 챙깁니다. 출렁다리까지 꼭 가야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배 사이 간격이 짧거나 날이 더우면 연화봉과 포구 주변을 천천히 보는 쪽이 낫습니다. 연화도 숙박은 섬에서 해 질 무렵까지 걷고 싶은 사람에게 맞지만, 남해까지 묶은 짧은 여행에서는 통영 숙박이 이동을 다루기 쉽습니다.
배가 결항하면 연화도 일정은 통영 시내 산책으로 바꿉니다. 항구에서 억지로 다른 섬 배를 찾기보다 중앙시장과 동피랑처럼 걸어서 이어 갈 곳을 고르는 편이 하루를 덜 허비합니다. 남해의 굽은 길과 통영의 뱃길을 한 번에 묶으면 많이 보는 것보다 제때 움직이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제 기억에도 오래 남는 날은 명소를 가장 많이 찍은 날보다, 배에서 내려 섬길을 서두르지 않고 걸었던 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