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처음 가려면 배편부터 잡는 방법

Last Updated :
울릉도 처음 가려면 배편부터 잡는 방법

지난봄 포항에서 울릉도로 들어가려다 하루를 더 묵은 적이 있습니다. 숙소도 잡아두고 렌터카도 예약했는데, 동해 바람이 세게 불면서 배가 묶였습니다. 울릉도는 이런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울릉도 일정을 짤 때 숙소나 맛집보다 배편을 먼저 봅니다.

울릉도 여행은 출발 항구 선택부터 갈립니다

울릉도 배편은 보통 포항, 후포, 묵호, 강릉 쪽을 기준으로 봅니다. 다만 노선은 계절, 선박 점검, 선사 사정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출발 전에는 가보고 싶은 섬, 울릉군청, 각 선사 공지를 같이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겨울과 초봄에는 휴항이나 감편이 생기기 쉽습니다.

포항은 배 타는 시간이 긴 대신 대형 카페리 선택지가 있어 안정감을 보는 사람이 많이 고릅니다. 야간 배를 타면 배 안에서 자고 아침에 사동항으로 들어가는 동선이 나옵니다. 멀미가 심하거나 아이, 부모님과 함께라면 저는 빠른 배보다 큰 배를 먼저 권합니다.

묵호와 강릉은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편합니다. KTX와 버스 연결을 맞추면 자차 없이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대신 쾌속선 성격이 강한 노선은 파도 영향을 더 받습니다. 배 시간이 짧다고 무조건 편한 것은 아닙니다. 동해가 조금만 거칠어도 몸이 먼저 압니다.

후포는 경북 북부나 충청권에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차량 선적을 생각한다면 포항, 후포, 묵호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단, 차량 선적 가능 여부와 선적 마감 시간은 배마다 다릅니다. 울릉도에 차를 가져가면 편하긴 하지만, 성수기에는 항구 주변 수속 시간이 꽤 길어집니다.

2박 3일은 욕심을 덜어야 편합니다

처음 가는 울릉도라면 2박 3일을 가장 많이 잡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왕복 배 시간이 하루 가까이 먹습니다. 첫날 오전 배로 들어가도 숙소에 짐 풀고 점심 먹으면 오후가 됩니다. 배가 오후에 닿으면 그날은 도동이나 저동 주변만 보는 정도가 현실적입니다.

제가 초행자에게 많이 잡아주는 동선은 이렇습니다.

  • 1일차: 입도, 숙소 체크인, 도동 해안산책로 또는 저동항 촛대바위
  • 2일차: 일주도로 한 바퀴, 관음도, 나리분지, 내수전 전망대 중 선택
  • 3일차: 오전 짧은 산책 뒤 출항 대기

여기서 독도까지 넣으면 일정이 빡빡해집니다. 독도 배는 울릉도 배보다 더 날씨를 탑니다. 예약을 해도 못 가는 날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독도를 꼭 가고 싶다면 울릉도 3박을 잡는 편이 낫습니다. 2박 3일에 독도, 성인봉, 일주 관광, 맛집까지 다 넣으면 여행이 아니라 시간표 따라 뛰는 일이 됩니다.

섬 안 이동은 버스, 택시, 렌터카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울릉도 일주도로가 이어진 뒤로 섬 안 이동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그래도 육지 여행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길은 좁고 굽이가 많습니다. 터널도 많고, 낙석 안내가 붙은 구간도 있습니다. 운전에 자신 없는 사람은 렌터카를 빌리고도 피곤해합니다.

버스는 비용이 낮고 주요 마을을 잇기 때문에 혼자 여행자에게 좋습니다. 다만 배차 간격을 놓치면 한참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나리분지나 관음도처럼 시간을 맞춰야 하는 곳은 돌아오는 차 시간을 먼저 봐야 합니다. 울릉도에서 늦은 오후 한 번 놓친 버스는 생각보다 크게 다가옵니다.

택시는 짧은 구간 이동에는 편하지만, 하루 종일 쓰면 비용이 커집니다. 기사님과 시간 단위로 섬 투어를 협의하는 방식도 있는데, 부모님 동반 여행에는 이쪽이 오히려 낫습니다. 길 설명도 듣고, 사진 찍는 지점에서 잠깐 멈추기 쉽습니다.

렌터카는 자유도가 큽니다. 숙소가 사동이나 저동 외곽이면 특히 편합니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차도 숙소처럼 빨리 빠집니다. 차량을 육지에서 싣고 들어갈지, 섬에서 빌릴지도 미리 따져야 합니다. 선적 비용과 수속 시간까지 더하면 섬 렌터카가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숙소는 항구 기준으로 잡는 게 덜 피곤합니다

울릉도 숙소는 전망만 보고 잡으면 이동이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초행이면 도동, 저동, 사동 중 어느 항구로 들어가고 나오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도동은 오래된 중심지라 식당과 상점이 많고, 저동은 항구 분위기가 좋고 밤에 걷기 괜찮습니다. 사동은 대형 여객선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비교적 조용합니다.

성수기에는 방값이 육지보다 높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설도 사진만큼 새롭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솔직히 울릉도 숙소는 리조트 감성보다 위치와 청결을 보는 게 맞습니다. 배가 결항되면 하루 더 묵어야 할 수 있으니, 일정 끝에 중요한 약속이나 항공편을 붙이지 않는 것도 요령입니다.

비수기에는 숙소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문을 닫거나 식당 운영 시간이 짧아지는 곳이 있습니다. 대신 섬은 조용합니다.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리고, 관광버스가 적어 걷기에는 좋습니다. 사진보다 섬 자체를 보고 싶은 사람은 비수기 울릉도가 맞을 수 있습니다.

트레킹은 성인봉보다 날씨를 먼저 봐야 합니다

울릉도에서 걷는 길은 매력적입니다. 도동 해안산책로, 행남 해안길, 내수전 옛길, 나리분지 주변, 성인봉 코스까지 선택지가 많습니다. 그런데 비가 온 뒤에는 길 상태가 달라집니다. 울릉도는 산이 바다에서 바로 솟은 섬이라 경사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성인봉은 이름만 보고 가볍게 오를 산이 아닙니다. 왕복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하고, 등산화가 있으면 훨씬 낫습니다. 여름에는 습하고, 겨울에는 눈이 오래 남습니다. 초행 2박 3일이라면 성인봉 하나에 하루를 쓰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가볍게 걷고 싶다면 도동 해안산책로나 저동 촛대바위 주변이 낫습니다. 관음도는 다리와 계단이 있어 바람 센 날에는 체감이 꽤 강합니다. 그래도 맑은 날 북동쪽 바다색은 오래 남습니다. 울릉도다운 풍경을 짧은 시간에 보고 싶다면 관음도와 나리분지를 묶는 동선이 좋았습니다.

초보자는 이렇게 잡으면 실패가 적습니다

울릉도가 처음이면 빠듯한 계획보다 빈칸 있는 계획이 낫습니다. 첫째, 왕복 배편을 먼저 잡습니다. 둘째, 도착 항구와 가까운 숙소를 고릅니다. 셋째, 둘째 날 하루만 섬 안 큰 동선을 넣습니다. 넷째, 독도는 날씨가 허락하면 가는 일정으로 둡니다.

배 멀미가 걱정된다면 전날 술을 피하고, 승선 30분 전쯤 멀미약을 챙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 안에서는 휴대폰을 오래 보지 않는 게 낫습니다. 창밖 수평선을 보거나 눈을 감고 있는 쪽이 몸이 덜 흔들립니다. 작은 팁 같지만 울릉도 첫인상을 좌우합니다.

울릉도는 쉽게 다녀오는 섬은 아닙니다. 비용도 들고, 배도 변수고, 날씨도 여행자 편만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한 힘이 있습니다. 바다가 갑자기 깊어지고, 산이 바로 앞에서 솟고, 항구의 밤이 육지와 다르게 조용합니다. 일정표를 꽉 채우기보다 하루쯤은 배가 늦어져도 괜찮은 마음으로 가는 사람이 울릉도를 더 잘 보고 옵니다.

울릉도 처음 가려면 배편부터 잡는 방법 - 요약
울릉도 처음 가려면 배편부터 잡는 방법 | 섬투어노트 : https://peakisland.co.kr/173
섬투어노트 © peakisland.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